기요하라 가즈히로가 2일 각성제 소지혐의로 체포됐다. 전설적 강타자의 추 락에 일본 전역이 큰 충격에 빠졌다. 스포츠동아DB
일본리그 21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 강타자
체포 당시 자택서 각성제·주사기 등 발견
혐의 부인 안해…마약류 일종일 가능성 커
일본프로야구의 ‘전설적 타자’ 기요하라 가즈히로(48)가 각성제 단속법 위반(소지) 혐의로 체포돼 일본 전역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일본 주요 매체들은 3일 ‘경찰이 2일 저녁 기요하라를 각성제 소지 혐의로 체포했다’며 ‘경찰은 기요하라의 도쿄 자택에서 각성제 0.1그램과 주사기 3개, 빨대와 파이프 1개씩을 입수했다. 주사기 1대는 각성제와 함께 거실 테이블에 놓여있었다. 주사기로 각성제를 투여하려고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하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기요하라는 체포 당시 집에 혼자 있었고 혐의 내용을 부인하지 않았다. 경찰은 그의 각성제 투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먼저 도쿄 나카노구에 있는 의료시설로 이동해 소변검사를 실시했고, 경찰로 후송해 약물 입수 경로와 사용 혐의에 대해 조사했다. 일본 언론은 일단은 적발된 약물을 각성제로 전하면서도 마약류의 일종일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기요하라의 약물 의혹은 몇 년 전부터 제기됐다. 2014년에도 한 매체가 기요하라가 약물로 인해 병원에 입원했다고 보도했지만, 소속사뿐 아니라 본인이 직접 나서서 부인했다. 그러나 마약 담당 수사관은 그가 약물을 투약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내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요하라의 체포 소식이 알려지자 일본 전역이 발칵 뒤집혔다. 기요하라는 일본 최고의 강타자였다. 야구명문 오사카 PL학원 출신으로 5회 연속 고시엔대회에 출전해 본선에서 통산 13홈런을 기록했다. 1986년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세이부에 입단한 뒤 2006년까지 21년간 연속해서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렸다. 그의 개인통산 525홈런은 역대 5위다. 기요하라는 한국계로 알려져 있으며, 요미우리 4번타자 시절 지바롯데 이승엽에게 직접 방망이를 선물하며 남다른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2008년 은퇴 후에는 야구해설가 등으로 방송활동을 활발히 펼쳐왔다.
야구계 영웅은 약물 앞에 무너졌다. 기요하라의 체포 소식이 알려지자 각종 매체는 관련 소식을 대서특필하며 집중조명하고 있다. PL학원 시절 ‘KK 콤비’로 고시엔을 달궜던 동료 구와타 마스미는 “보도를 통해 소식을 들었다. 정말 놀랐다”며 “보도대로라면 함께 야구를 했던 동료로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